철들지말자

십년의 약속, 대망의 모발이식 수술 -4- 본문

다음 생은 없으니까

십년의 약속, 대망의 모발이식 수술 -4-

철들지말자 2016. 6. 13. 00:19

휴가 끝나고 회사 복귀하니..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너무 바쁘고,

퇴근하면 피곤해서 바로 침대에 뻗어버리기 일쑤라..

블로그 포스팅할 시간이 없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수술 당일, 오후 시간대를 기록해본다.


 


오전 수술이 끝난 뒤, 호박죽을 먹고 좀 누워있으라는 간호사 말이 있었지만,

뒤통수에서 1,200방 살을 파냈는데...그 뒤통수로 베개 베고 있으라고....????

도저히 느낌이 이상하고 끔찍해서, 정자세로 30분을 앉아 있었음.


간호사 누님이 2부 순서를 알리며 찾아왔고,

수술 도중에 물을 계속 먹은 관계로 화장실에서 거하게 일을 본 후 수술실에 들어갔다.


아! 1부 순서에 채취했던 모낭들은 어떤 온도 내에서 잘 보관을 하고 있었나 보다.

보관했던 모낭들을 이제 이마에 심는 차례인데, 다행히도 이번에는 불편한 자세가 아닌 침대에서 편안히 누울 수 있었다.


역시나 수술의 시작은 마취주사 세례들로 시작했고 ^^,

이미 혼이 나간 나는 더 고통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날 죽여줘....곡성 효진이 상태..)






이식 과정은 원장님 마취주사 → 원장님 슬릿 → 슬릿팀 모낭심기 단계로 진행되었고,

중간에 고통이 느껴지면 다시 마취주사를 놓는 과정이 반복...


슬릿이라는게 앞머리에 칼집을 내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흠집이 난 자리에 모낭을 심는 것 같았다.

사각사각 소리가 너무나 소름 끼쳐 기절했다 깼다를 반복하였고,

아무리 참으려 했지만, 30분 간격으로 소피가 마려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슬릿팀 여성들께 애원해야 했다.

슬릿팀 간호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화장실 갔는데, 상담받으러 온 손님들이 화장실에서 오줌싸다 내 몰골 보고 기겁.... ^^ (다음은 니들 차례야..)






수술 도중 중간중간 딸깍딸깍 무엇인가를 누르는 소리가 거슬리기도 하였다.

나 "지금..뭐 누르시는 건가요?"

원장님 "카운트 하는 거예요. 우리 병원은 하나하나 카운트를 한답니다"


사실 이게 다 돈이다.

수술 예약을 할 때, 심는 모낭 숫자 기준으로 계산하였다.

한 모낭에 거의 X천원 꼴이니, 그 혼이 나간 와중에도 병원에서 혹시나 적게 심었을까봐,

속으로 카운트를 같이 하다가 어느새 정신을 잃어 기절....


1~2시간이 흘렀을까... 슬릿팀에서 수술이 거진 마무리가 되었다며 알려주었다.

원장님이 다시 들어오더니, 선심 쓰듯 35모낭을 더 심어줘서, 최종적으로는 1235모낭으로 마무리.






나는 이제 막 순산한 산모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슬릿팀에게 아이들의 상태를 물었다.


나 "제 모낭들은 괜찮나요..?"

슬릿팀 "네 아주 건강하게 잘 심어졌어요.."

나 "정말요...? 또르르.. 감사합니다 정말.."

슬릿팀 "거울 보실래요? 잘 심어졌죠? ^^"

나 "이쁘네요....또르르..."


비포&애프터용 사진 촬영과 함께,

수술 이후 관리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이건 후속 포스팅에 설명..)




수술 마무리가 되었으니, 귀가해도 좋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응??? 이 몰골로 어떻게 가나요....?


간호사님이 후드 잠바를 안 가져왔냐길래..깜빡하고 두고 왔다고 하니,

어버이연합에서 착용할만한 다크그레이 비니를 주며, 귀가할때 착용하라 하였다.

끔찍한 디자인에 쪽팔림이 몰려왔고, 

씨바..차라도 안 샀으면 이 꼴로 대중교통이나 택시 이용...끔찍...





황해 비니쓰고 압구정 활보하며, 처방전 약을 구매하러 약국으로...

압구정 사람들이 수군덕거리는 것은 내 기분 탓이겠지..?


자동차 돌려받고, 차 안에서 비니를 당장 벗었다. (벗을 때 조심해야 함. 심은 모낭이 옷에 걸려 뽑힐 수 있으므로.. 몇일간은 셔츠 종류만 입었다)

이 상태로 바로 집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배고픈 나머지 아무 생각없이 맥드라이브에 들렀다.

계산하러 창문 천천히 내리는 순간, 알바생 내 몰골(두피 피떡+눈썹 앙드레김+장시간 수술로 인해 영혼 나감) 보고서는

손 발발발 떨며 놀라서 얕은 신음.. (오늘 본건 비밀로 해라..죽일테다..)




하루 종일을 수술실에서 보낸 후, 집으로 돌아와 거울을 보니, 

얼굴이 많이 붓지는 않았는데 너무도 끔찍한 몰골 + 수술하며 머리가 더 빠졌는지 더 비어 보여서 큰 충격

당장 외출을 어떤 상태로 해야 하는지 한숨부터 나왔다.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

수술보다 중요한 수술 이후 관리가 남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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