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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은 없으니까

남자 눈썹문신.. 5일이면 몰래 변신 가능

철들지말자 2016. 8. 21. 02:38

남자가 눈썹 문신했다 하면 왜 다들 기겁부터 하는가.. 


회사에서도 진짜 많은 사내들이 눈썹 문신/제모/그리기 등으로 관리를 하고있다.

나만 악귀 들린 그루밍족이 아니란 말이다!!!!

물론 정상 범주는 아님을 인정한다.


어찌 됐든 남자는 첫째는 머리빨 둘째는 눈썹빨이라고 생각한다

왜 난 있어야 할 곳에 털이 없고.. 구레나룻이나 뒷머리 잔털 같은 무쓸모 쓰레기 Zone에만 가득한지..



어릴때부터 나도 숯검댕이 눈썹이 되고 싶다는 욕망은 충만했다

중딩 때 면도기로 밀면 더 많이 자란다는 루머에 속아 면도칼로 스크래치를 넣었더니 그 자리에는 더는 자라지 않았다. (또르르...)

20대가 되어서는 호기심에 산 눈썹 펜슬?을 면접이나 주요 행사 참석 시 어설프게 그려보기도 해봤고..



진한 눈썹으로 인상이 뚜렷해짐은 내 로망이었고, 미용 악귀에 씌인 올해에 꼭 저질러야겠다고 판단!

우선 시기는 5월 말, 더운 날씨도 아니며 휴가 기간에 시술받기 딱 좋았다


다시 나의 5월 휴가 스케줄을 되짚어 보면...

첫날 - 눈썹 문신, 둘째 날 - 모발이식, 셋째 날 - 피부 잡티 제거

K-뷰티 관광 온 요우커도 고통에 실신할 스케줄이었다.


<여자 방에 놀러온듯한 긴장감>



지난날의 잘못을 또 범하지 않기 위해 Shop 선정부터 공들였다.

성형 후기 어플까지 다운로드해서 잘하기로 소문난 후보지를 추려놨고,

그중에서도 추천이 가장 많았던 소프트미로 결정.


시술사분과 사전 상담을 하면서 남자들도 많이 온다기에 일단 용기 충전

약속한 날짜가 왔고 Shop에 가보니... 오피스텔에서 운영중 (헉...괜히 놀람)


여자여자하게 꾸며진 인테리어에 간지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냉장고에 가지런히 정돈된 엄청난 양의 음료를 보며

아무리 초식남이라도 여자 방 들어온 것 마냥 쑥스러웠음



<시술 도중 몰래 셀카...올리고보니 혐오 사진>



처음에는 침대에 걸터앉아 시술사분과 거울 보며 디자인 구상을 해야한다

'저 쳐다봐주세요' 하고 가까이서 아이 컨택하는데 민망함만 잘 견디면 됨


일단 처음에는 쫄모보드로 무조건 '티 안나게'를 외쳤고

일반적인 남성 눈썹이 갈매기 모양이지만, 막상 디자인해보니 손오공 마냥 꺾이는 부분이 너무 강조되는 것 같아

그냥 가로 일자로 자연스럽게 해달라 주문


정확한 순서는 기억 안 나지만 마취 크림을 바른 채 20분 정도 누워있고,

마취가 되면 눈썹에 잉크를 바른 후 칼집을 내는 정도의 순서?인듯 했음


아프진 않지만, 칼로 생살을 으슥으슥 써는 사운드 테러에 처음에는 발꼬락을 비비 꼬며 소름 돋아 했지만

어느덧 프로 얼굴칼집러가 된 2차 리터치 때는 당당하게 잘 참았다


소요시간은 총 2시간 정도였고, 약간의 화끈거림이 있을 뿐 마취가 풀려도 아프진 않았다

어쨌든 상처가 남았기 때문에 며칠간은 마데카솔을 발라줘야 했고.. (후시딘 보다는 마데카솔을 추천하던데..새살이 더 솔솔 난다나)

세수는 하루동안 참고, 5일째까지는 비누 없이 물세수만 했다

중간에 잉크가 묻은 딱지가 생기는 데, 절대 강제로 떼면 안 됨



<비포&애프터 (눈 옆에 여드름 자국 극혐..), 1차 시술 마치고 셀카.. 인상 뚜렷 존멋>


1차 시술받고 난 후 셀카 사진을 보면 엄청 짱구 같지는 않다

티 안나게게 해달라 하면 시술 당일 날이어도 저렇게 자연스러움


1차 시술을 마친 후 주변에 얘기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시술을 눈치채지 못했다 (시바 좀 섭섭)

그래도 눈썹+치아교정 때문인지 주변에서 얼굴이 좋아졌다는 얘기는 정말 많이 들었음

확실히 눈썹이 있으니 자신감도 업그레이드 되는 듯


<시술 후 주의사항..성경처럼 시간마다 정독>


그리고 2차 리터치를 위해 3개월 뒤에 다시 Shop을 찾아갔고

이번에는 예전에 생략했던 꺾인 부분을 다시 살리고, 눈썹을 눈보다 가로로 길게, 색도 조금 진하게 넣고 싶다는 디자인 수정 요청

2차 리터치도 1차 시술과 마찬가지로, 같은 순서로 진행되는듯 했다


헐..근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넘나 짱구스러웠지만 어차피 세수하면 색 빠질것으로 안심

그러나, 다음날 갑작스러운 호출로 인해 출근하게 되었고

주변에서 딱 알아챘다 ㅠㅠㅠㅠ

내 얼굴 보자마자 눈썹 문신했냐며... 징그러워하는 시선들

씨바..이렇게 걸릴 줄이야..

앵그리버드 같은 셀카를 보고 나니 걸릴 만 했다



<백윤식 배우 사진 퍼온것 아님. 나임>



소문나기 싫은 사람들은 그냥 휴가 때 5일 정도로 잡고 시술받으면 주변에서 아무도 눈치 못챌것이다

1,2차 시술을 마쳤으니 이제 1~2년 뒤에 주기적으로 다시 재시술을 받으면 된다


눈썹은 손 보길 참 잘했으며, 사람 욕심이 뭔지.. 차라리 눈썹 이식을 할까 고민도 된다

어느덧 새 얼굴이 익숙해서, 예전 셀카를 찾아보니 눈썹이 많이 없고 정돈도 안 되어있었네..... (폭망.. 이러고 다녔다니...)


아무튼 눈썹 문신은 생각보다 만족도가 크니 콤플렉스라 생각하면 저지르는것을 추천합니다



<예전의 초라한 나와 지금의 당당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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