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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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은 없으니까

십년의 약속, 대망의 모발이식 수술 -2-

철들지말자 2016. 6. 2. 01:07

올해를 new인간으로 태어날 적기로 삼고,

뭐에 홀린듯 연초부터 외모 튜닝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정점은 당연히 모발이식이였다.


하지만, 그림자처럼 같이 살아온 '탈모'였지만, 정작 수술을 하려고 보니

제대로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먼저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사촌 누나에게 정보를 물어보니, (기어코 헤어라인 수술이라며 모발이식이라하면 광분)

'비용은 300 정도/절개 수술/2천모/별거 아니다'

라며 대수롭지 얘기했고, 실제로 누나는 수술한지 며칠되지 않아 술을 퍼마시러 다녔다.


하지만 누나는 정말 '헤어라인'급 수술이였고,

난 내 안의 미키 제거를 위해 스케일이 컸고 인생이 걸린 대수술이였다.

 





우선 절개/비절개 큰 두 갈림길에서 하나를 정해야했다.


절개는 뒷통수에서 한 조각을 오려낸뒤 그 조각에서 머리를 옮겨 앞에다 심고,

오려진 뒷통수는 끌어모아서 스템플러로 봉합...(텍스트로만 봐도 무서워서 손떨림)


비절개는 뒷통수에서 바로 모낭뽑아서 앞이마에 꼽아(?) 심는 방법.


절개는 가격 저렴/생착률 다소 높음/수술시간 짧음/방법 너무 끔찍/후유증 가능성 있음

비절개는 가격 고가/생착률 다소 낮음/수술시간 긺/방법 덜 끔찍/후유증 있을수도..


난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요즘 대세라는 비절개 방법을 택했고,

병원 선택 또한 탈모인들의 커뮤니티 '대머리는 다 모여라-대다모' 의 후기들을 정독하며 국내에서 2번째로 비싼 병원 ㅠ_ㅠ 명성있는 원장님께 상담을 신청하였다.





탈모인임을 자각하며 단단히 각오하고 갔지만, 

미모의 상담 실장님이 머리띠를 씌우고 완전 오픈된 내 이마를 감상하며

웃음을 겨우 참듯 입술 씰룩거림을 느꼈을때는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발가벗겨진 느낌...하아..)



게다가 비용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1~2백이 높았고...마케팅 이용에 동의해주면

50 이상 할인해준다며 딜 제안까지 ㅠ_ㅠ..흑흑..

모수는 1200모낭 (모수로 환산하면 2500~2800모) 견적을 받았다.


빡빡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눈물 맺힌 표정으로 원장님께 애원했다.

나 "원장님, 원장님 컨디션에 맞춰서 일정 잡을께요. 가격은 중요치 않아요. 원장님 명성만 믿고있어요." (시한부 환자 애원급)

 



그렇게 최종 결정한 병원을 포함해서 3군데 상담 투어를 다녔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다들 날 돈으로 생각하는 구나' 하는 아쉬움이었다.

하긴, 나같은 환자 수천명을 상대한 사람들일테니...


그래도 거울 속에 까만색 펜으로 이마가 채워진 우스꽝스러운 내 모습을 보니, 

수술 후에 달라질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 사진은 수술 후 회복기간 나를 책임질, 흑임자죽.

모발 생성에 좋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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