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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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은 없으니까

십년의 약속, 대망의 모발이식 수술

철들지말자 2016. 6. 2. 00:05

수술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내 청춘 20대 시기에 10년동안 탈모인으로서 ㅠㅠ

고통 받아온 이야기를 되짚어보려 한다


  

20살의 썩은 모발 상태


어릴때 부터 앞머리를 세우는 것이 어울리지 않았다. 모발이 잘 안 서기도 했고,

이마도 넓고..고3 어느날 '넌 이마가 왜케 M자로 파져있냐고' 쳐웃는 친구들의 반응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본격적으로 위기를 느끼게 된것은 군입대 전 삭발을 할 때였다.

20살 내내 장발을 유지해 온 나는, 빡빡이로 깎는 것에 이마가 넓은 것에 대한 공포감만 있었다.

그리고 바리깡으로 밀어버린 내 머리를 보니 충격..

M자가 생각보다 깊어져 있었다. 이마에 미키마우스가 숨어있듯 소문자 m자 모양이였다.




군입대 이후에,  내 벌명은 줄곧 마빡이 ㅠ_ㅠ.. 탈모.. ㅠ_ㅠ...

(군생활 할때 전투모 벗으라는 명령을 '탈모!' 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전우들이 동시에 날 쳐다다보며 키득댐...시박것들...)


그때까지도 난 머리가 다량으로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이마가 넓었던 것이 어른이 되어서도 넓어지고 있구나..하고 자위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이 탈모라면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전역하자마자 탈모 커뮤니티에 가입했고 탈모 샴푸 구입, 어성초, 검은깨, 두피클리닉, 두유, 탈모세미나 참석 등 탈모 전문가로 만렙을 찍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 하루 빨리 돈을 모아서 이식 수술을 받자 ㅠ_ㅠ

M자는 답이 이것 밖에 없구나..




그 이후 10년간..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새둥지처럼 치열하게 내 머리 스타일을 관리해왔다.

 

기상하자마자 날씨 어플 실행시키고 풍속 확인으로 하루 일과 시작

2미터 퍼섹크 이하 → 무난 조심, 경망스럽게 뛰지 않기

3미터 퍼섹크 이상 → 모자 착용, 풍향 확인하고 고개 꺾어 뒷통수가 바람맞도록 대처

스크린도어 없는 지하철역 → 이용 자제

횡돤보도 신호 바뀌려하는 상황 → 안 뛰고 다음 신호에 걸어가기

마라톤, 축구 등 운동할때 → 머리띠 착용으로 내 안의 미키 가리기


일단 탈모인이 아니면 공감을 잘 못하겠다만, 

매사에 위축되어 기죽은 모습을 갖게 되고, 아예 삶의 기본 마인드로 깔리게 된다. 

고로, 내 20대는 소극적이고 늘 조심스러웠다. 하..



여하튼, 과학 기술의 발전보다는 내가 어서 돈 벌기를 기다리며, 

참아온 세월이 10년. 그리고 드디어 모발이식을 하게 되었다.

의사 및 수술팀은 이런 내 절박한 심정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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