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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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따위 던져버리고

161113~161117 홍콩 여행기 -1일차-

철들지말자 2016. 12. 3. 22:46

숙소에서 짐 풀자마자 굶주린 배를 채워야했다.

당장 홍콩에서 먹는 기념적인 첫 식사를 어디서 할 지 정해야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중대하게 받아들여 검색을 열심히 했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결과, 호텔 바로 옆에 '식위선'이라는 로컬 맛집이..!!


창 밖에서 식당 안을 보니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용기내서 입장하니 약간의 웨이팅까지...'오올~~~'

우리 일행은 테이블에 앉자마자 멘붕.... 메뉴판을 받긴했으나 로컬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영어를 못함 ㅠ_ㅠ

더군다나 메뉴판 종류도 여러개라..뭐를 보고 주문을 해야할지 몰랐으나,

다행히도 옆에 앉은 영어 잘하는 홍콩 아주머니가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다.


<이비스 호텔 바로 옆 로컬 맛집. 식위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noodle, shrimp 같은 최대한 친숙한 영어이름의 메뉴를 선택 ^^...

얼마나 배고팠던지 약간은 낯선 맛이였지만, 맛있게 먹었다.

기본적으로 딤섬은 평타 이상은 함.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물대신 뜨거운 차를 강제로 준다. 근데 이게 가격에 별도로 들어감..

홍콩말 못하므로 거부권 없음 ^^

우리끼리 물은 왜 안주지..? 너가 말해봐... 하며 쫄아있었으나, 확인 결과 물도 별도로 구매해야하며, 한국 돈 3천원 가량으로 매우 비쌈...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여행준비를 했다. 우리의 첫 행선지는 '침사추이'

노스포인트에서 침사추이에 가기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용해야 했다.

홍콩 지하철은 출입구가 대부분 건물 안에 있는 형태라 특이했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로 아주 길게 여러번 내려가야 했으며,

미리 구입했던 옥토퍼스 카드로 자유롭게 이용가능. 

지하철 모습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고, 엄청 시원한 바람이 천장에서 쏟아지는게 인상적. 빈 자리가 생기면 서로 양보하는 모습도 한국과 비슷해서 놀랐음.


<지하철은 한국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 여자 도촬 아님>



침사추이까지는 30분 남짓 걸렸나? 역에서 나오자마자 '헤리티지 1881'이라는 곳부터 찾아갔다.

약간 한국의 명동느낌...? 게다가 무섭게 생긴 아저씨들이 우리 일행에게 다가와 "씨게~~~"

처음엔 다들 "????????????" 당황하였으나... 몇분안가 똑같은 멘트로 우릴 유혹하는 시계팔이 아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귀신같이 한국인은 어떻게 알아보는지..."스미마셍 ^-^"하고 지나가도, "노노 너 한쿡인!!" 하며 쫓아옴 ㄷㄷㄷㄷ



열심히 구글느님의 안내에 따라 헤리티지 근처에는 갔으나.. 고층 건물일까? 유적지일까? 하고 기대하고 갔건만,

대형 울라프(?)가 있는 에버랜드 입구 느낌의 장소가.. 어찌됐든 사람들은 바글바글 했고,

다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음


 

<잘 지은 건물하나 열 유적지 안 부럽다>


헤리티지 1881 건물 안은 주로 명품샵이 입점해있고, 건물 곳곳에 작은 숲들이 조성되어 있음. 이게 끝. 그래도 시차 적응을 위해 여유롭게 걸어다니며 사진 촬영하고, 경치 구경을 즐겼다. 참고로 홍콩에는 흡연자들의 길빵이 수월(?)하도록, 거리 곳곳에 재떨이 겸 쓰레기통이 많이 배치되어 있음.

담배는 또 매우 비싸서, 주인장처럼 몇 개씩 얻어피는 굽신충들은 친구들에게 욕먹기 딱 좋은 나라임.


헤리티지 구경을 끝내고, 침사추이의 또다른 명소인 시계탑으로 향했다. 시계탑은 그냥 시계탑이였음. 눈길 30초용이고, 그대신 바닷가의 풍경이 장관이였다. 우리나라의 한강 남북처럼 강을 사이에 두고 화려한 고층건물들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랄까. 다만 홍콩의 공기가 더 맑은지, 시야가 탁 트여보이고, 즐비한 건물들도 멋스러웠음. 삼성, LG 등의 국내기업 간판 보면서 국뽕에 취할 수도 있음. 바다와 맞은편을 볼 수 있는 난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치고 있다. 이 곳에서 매일 저녁 8시에 심포니 오브 라이트라는 공연을 하기 때문.


<바다를 보면서 햇살맞으니, 이 맛에 여행오구나 하며 취함>


심포니 오브 라이트 시작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있었기에, 저녁 식사를 위해 본격적인 맛집 탐방을!

내가 알아봤던 곳은, 딤섬 맛집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었던 '크리스탈 제이드'.

하버시티 Shop이라는 거대한 쇼핑 스트리트가 조성된 건물 안으로 쭉 걸어 들어가면 나온다.

대기표가 있을 만큼 피크 시간에는 손님이 붐비는 것 같음.


딤섬, 왕새우, 탄탄면(?) 등을 주문하였고, 같이 간 애들은 탄탄면을 먹고 온갖 쌍욕을 퍼부어댔지만,

난 담백하니 먹을만 했다고 생각. 딤섬이나 왕새우도 그냥 맛있었다. 새로운 맛 정도는 아니였고..

그것보다 이 망할 홍콩 음식점들은..역시나 뜨거운 차를 내놓고, 차가운 물은 별도로 주문해야함...(너네 왜그러는 거니 대체..? 너네도 덥잖아...)


또한, 홍콩에서 유명한 음료수 '허유산' 망고와 키위가 섞이고, 생크림이 맨 위에 얹어진 비쥬얼 깡패!!!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먹기 싫다는 일행을 뒤로 하고, 혼자 낼름 사서 맛을 보았는데

상큼한 가래를 한웅큼 우물우물.... 로컬 음식을 온 몸으로 느꼈다는 것에 만족!

근데 여자들은 맛있다고 호평하는 리뷰들이 많다. 이것 또한 탄탄면처럼 호불호가 갈린고 봄.


<점점 김치와 콜라가 그리워진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지구촌 친구들이 모두 모인 마냥, 바닷가 난간 쪽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모두가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가까이서 보겠다는 일념하에.. 과연 그 쇼가 뭐길래..기대감&호기심은 점점 증폭 되어가고..

방송국에서 나왔는지, 아나운서가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취재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엄청난 쇼인가봐...개설레...)

드디어 저녁 8시가 되고! 공연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홍콩 성우의 쇼를 알리는 과장스러운 오프닝은 점점 관객들의 호기심을 극대화!!
이윽고 맞은편 건물에서는 레이져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는데... 중학교 음악 실기시험에 나올법한, 동심을 울리는 실로폰 음악과 함께
레이져들이 왔다 갔다하며, 빌딩들의 조명도 반짝였다..

음... ?

지구촌 친구들 모두, 그 다음은 무엇인가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10분을 넘도록 기다렸으나, 그게 다였다.
굳이 우리나라 축제와 비교하여 표현하면, 여의도 불꽃축제 압승이랄까..

몇 개 안되는 민망한 레이져와, 그나마 박자에 맞추어 잘 깜빡이는 조명으로...심포니라고 하다니....이게 무슨 심보니 홍콩아....(라임 인정?)

<홍콩 횃불집회 발발 위험, 심포니 오브 라이트 쇼>



그래도 야경은 잊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 

말이 안통하는 외국인들도,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슴 벅찬 표정을 짓고 있는 게 괜시리 웃음이 나왔음.


1일차의 마지막 행선지는 '몽콕 야시장'. 침사추이역에서는 지하철로 3정거장 거리에 위치함.

처음에 지하철에서 잘못 내려 ㅠ_ㅠ 야시장을 찾는 데 한참이나 걸렸다.

'그래도 야시장인데 뭐라도 사가야 하는것 아닌가..?' 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확실히 남자 셋이라 천천히 구경하면서,

뭐를 사야겠다는 분위기는 안 생겼고, 그냥 여기는 뭐하는 곳인가..하는 마음으로 둘러보았음.



흥이 넘치는 민족인지, 군데군데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며, 춤판이 벌어져있는 것은 물론,

비누방울 묘기를 보여주는 서양 아재까지.. 사람 구경만 하다가 돌아왔다.

물건 살 때 신중하게 사는 편이라 그런지, 인형/열쇠고리 등의 물건도 딱히 끌리지는 않았다.


 

<홍콩에서 사람은 가장 많이 몰려있는 듯한 몽콕 야시장>



1일차의 빡센 스케쥴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편의점에서 바로 한국 불닭복음면 쳐묵쳐묵.

계획했던 일정 다 소화한게 참으로 대단하면서도, 스스로가 독종이라고 느껴지는 하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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