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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말자
할머니 댁에 있는 낯선 전화기 본문
1년만에 할머니 댁에 다녀왔다
이제는 차가 생겨서 마음만 먹으면 4~5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지만,
1박2일의 짬을 내는 것도 쉽지 않아서...자주는 못 찾아뵙고 있다
할머니는 명절마다 내려오라고 원성이시지만, 여러 눈이 싫어 조용하게 찾아뵙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5월 연휴를 틈타 급하게 시골 방문을 결정했다
도착해서 보니, 할머니가 주무시는 방에 못 보던 전화기(?)가 있길래 무엇인지 여쭈어봤다
119에서 독거노인 대상으로, 응급 안전 돌보미 시스템을 설치해줬다나...
전화 한 통이면 쉽게 119에 연결되고, 천장에 설치된 센서는 장기간 움직임이 없는 지, 할머니의 활동을 감지해준다
동네에서 독거노인이 딱 할머니 혼자밖에 없어, 동네 당 1대만 설치해주는 높은 경쟁률 속에서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자랑하듯이 말씀하신다
'동네에서 우리 할머니만 독거노인이구나...'
가끔 드립으로, 나도 독거노인이 될것 같다고 쉽게 내뱉지만,
할머니는 얼마나 외로우셨고, 외로움에 무뎌지셨을까..
119에서 설치한 기계들이 할머니를 보살펴준다는 게 고맙고도 민망했다
고모들이 서울로 올라오라고 해도, 시골이 좋다며 움직이지 않겠다는 할머니께,
심심하지않게 전화라도 꼬박꼬박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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